당신에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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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묻습니다 / 김재숙
난 때때로 신발을 뒤집어 신어
작고 못생긴 새끼발가락을 밀어 넣고
다 들어 찬 열 개의 발가락을 꼼지락 거릴 때면
솜사탕이 난간으로 위태롭게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아
그물이 등뼈를 파고 들 때 부터
우린 걷지도 편히 잠들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어
그냥 생각이 된서리를 맞은 날
내 발을 냇물에 담그고
너의 보드라운 신발이 통통배가 되어
위태한 난간에 붙들린 방향을 찾아가는 거야
가끔 모르는 돛이 강물에 둥글게 수수러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우리는 순서 없이 섞여버린 발가락 사이를 오가며
따뜻한 온기의 시간을 상상 하며
신발과 내 발가락은 뒤뚱거리듯 어디를 갈 수 있을까?
기록처럼 밟고 가는 이야기는 끝이 어딘지
알 수도 없잖아
그래도 비 내리는 날 동그랗게 만든 종이 배 안에서
내 발가락이 꼼지락거리면
그때도 넌 뒷걸음칠거야.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신발을 뒤집어 신"기도 합니다.
선돌님의 댓글

' 당신에게 묻습니다 '
관조와 성찰이 있는 질문
좀더 밀도 깊게 들여다 보니
그건 결국 자신을 향한 깊은 질문이네요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두분 시인님게서 다녀가셨네요 감사드립니다.
지금 티벳의 피리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두분의 말씀이 이 피리소리처럼 마음의 안정과 정진 할 수 있는 힘이 됩디다
두분다 편안하고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