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무소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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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무소유 사랑
정민기
백팔배는 아니더라도
길상사에서 가장 높은 진영각에
백팔 계단을 오르고 올라
꿈에도 그리운 너에게 다다르리라
애써서 삭발하지 않더라도
나를 위해 내리는 산성비를 고스란히
다 맞고 또 맞으며
가엾게도 저절로 민둥산이 되리니
그 누구도 내 고집을 나뭇가지 꺾듯
야무지게 꺾지는 못하리라
진영각 담장에 핀 사랑의 바람들도 실은
내 것이 아닌 까닭에 보고도 못 본 척하지만
또다시 흘러가는 강물처럼
이십여 년도 더 집요하게 흘러가리라
무소유라서 맑고 향기롭지 않더라도 나는 꽃
산자락 치마처럼 드리워진 원두막에 앉아
빈 만년필에 눈물을 콕 찍어 편지를 쓰노라니
눈물이 말라 눈동자에 빗줄기 그어지는구나
너를 부르고 불러도 메아리가 되어
감동과 또 다른 울림을 되받고 있으니
사랑은 쓸쓸히 입적을 맞이하고
정민기
백팔배는 아니더라도
길상사에서 가장 높은 진영각에
백팔 계단을 오르고 올라
꿈에도 그리운 너에게 다다르리라
애써서 삭발하지 않더라도
나를 위해 내리는 산성비를 고스란히
다 맞고 또 맞으며
가엾게도 저절로 민둥산이 되리니
그 누구도 내 고집을 나뭇가지 꺾듯
야무지게 꺾지는 못하리라
진영각 담장에 핀 사랑의 바람들도 실은
내 것이 아닌 까닭에 보고도 못 본 척하지만
또다시 흘러가는 강물처럼
이십여 년도 더 집요하게 흘러가리라
무소유라서 맑고 향기롭지 않더라도 나는 꽃
산자락 치마처럼 드리워진 원두막에 앉아
빈 만년필에 눈물을 콕 찍어 편지를 쓰노라니
눈물이 말라 눈동자에 빗줄기 그어지는구나
너를 부르고 불러도 메아리가 되어
감동과 또 다른 울림을 되받고 있으니
사랑은 쓸쓸히 입적을 맞이하고
댓글목록
풀섬님의 댓글

무소유 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무심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하루 보내세요.
힐링님의 댓글

사랑은 쓸쓸하게 입적을 맞이하고
길상사의 깊은 연인의 고리를 풀어 놓아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정민기09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