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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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복숭아는 짧은 한철로 끝난다
하늘 열매 소식이 한 줄이다
유년 시절 눈빛은 손오공이 태상노군에게 빼앗은 천도복숭아에 꽂힌다
키가 내 머리통 하나는 더 크고 동양화 속 미인 같았던 사촌 형수
막 핀 도홧빛 얼굴 문안으로 살포시 들이밀었을 때 쿵쿵 심장이 뛰었다
문턱 밖이 저승이라는 말밖에 딱히 실마리가 없었으므로
천개어자지벽어축* 이라는 말에 풍덩 빠져 하늘에 좌정을 틀던
작정한 백일 끝
무릉도원 홍조의 백발 신선 버선발로 걸어 나와
내민 두 손
처자식이 눈을 흐려 주춤주춤하다 잡지 못했다
자정 가까워질수록 집집마다 활짝 피는 선홍빛 도화일 테다
지구는 연중무휴 왕생극락 춘몽 중이다
*사자소학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하늘 열매 소식이 한 줄"입니다.
정동재님의 댓글의 댓글

한줄 소식이라 여름 한철 복숭아 더욱 반가운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