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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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 안희선 언제나, 어수선한 세상은 계절과는 상관없이 추운 곳이었다 허허로운 신열(身熱)은 이미 오래 전에 끈질긴 절망을 눈치챘지만 몰아쉬는 숨결은 오늘도 종내 잡을 수 없는 꿈을 만들었다 우울한 삶의 증거인듯이 입 안의 단내 풍기며... 최후까지 지탱하고픈 앙상한 의지는 언제부터인가 자꾸만 슬픔 서린 약이 되려하고, '하루에 3번 식후 복용하세요' 라는 건조한 무표정의 말에 말없이 고개 끄덕인 알몸의 체념은 서서히 오한(惡寒)이 된다 하지만, 초라한 희망은 여전히 따뜻한 혈관 안에서 은밀한 내통(內通)을 저 홀로 즐기고 사랑마저 침묵으로 말해야하는 시린 마음 한 모서리에 남루한 영혼의 근심만이 지루하게 서성인다 콜록, 고독한 심장이 기침을 한다 <넋두리> 감기엔 그저 생강차에 고추가루 섞은 것 이상 없단 말만 철썩같이 믿고 열 몇잔을 마셨는데.. 낫기는 커녕, 정신만 더 혼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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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기09님의 댓글

"언제나,
어수선한 세상"입니다.
여성스러운 성함!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