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아침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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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그친 아침 논
사디즘(sadism), 마조히즘(masochism)
성향 짙은 개구리들이
오월과 유월의 밤마다
물의 침대보를 뒤집으며
턱을 들고 큰 소리로 괴성을 지르는데
비 그친 아침은 제비소리조차 없이 고요하다
깊고 깊은 호수라면
한밤의 웅변가들이 돌아간 뒤
맑은 물에 비친 웅문雄文을 건질 것인데
개구리밥 자라는 고인물의 가장자리
백로와 두루미가 내려와
숨바꼭질하는 먹잇감 찾아
무논을 서성이다 맨입으로 돌아가네
그래도 엊그제 모낸 벼는
개구리들 발차기에
푸른, 푸른, 혀를 길게 빼며 쑥쑥 자란다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성향 짙은 개구리들이
오월과 유월의 밤마다" 울어댑니다.
泉水님의 댓글

맑은 날씨처럼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