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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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정민기
한 끼의 식사를 만족스럽게 하고
종이 커피 한 컵 들고 길가에 서 있다
공작새처럼 아름다운 자귀나무
행인들은 옛날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철없던 시간이 막무가내로 가고
그것을 꺼내 말리듯 늘어놓는 사람들
여기 오늘 모인 사람 중에서
꽃나무 한 그루로 일어설 수 있을까
막다른 골목으로 조각난 햇살이 모인다
하늘에는 이제 막 분실된 구름
얼룩처럼 덕지덕지 묻어 떠 있다
장마철이라도 여기는 아직 괜찮은데
그대 머무는 그곳은 어떠한가요
밥 한 솥을 지어 며칠 동안 먹을 때
식사조차 제때 챙기지 못한
누군가가 기억의 창가에 어슬렁거린다
슬픔을 오랫동안 가지고 다니다가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하루가 다 간다
자귀나무 잎을 좋아하는 소의 울음소리
해가 지고 또다시 밤이 찾아오면
나의 마음은 주먹을 쥐듯 오므라든다
저 건너편에서 기다리는 아침
일찍 일어난 참새들이 볼륨을 높인다
정민기
한 끼의 식사를 만족스럽게 하고
종이 커피 한 컵 들고 길가에 서 있다
공작새처럼 아름다운 자귀나무
행인들은 옛날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철없던 시간이 막무가내로 가고
그것을 꺼내 말리듯 늘어놓는 사람들
여기 오늘 모인 사람 중에서
꽃나무 한 그루로 일어설 수 있을까
막다른 골목으로 조각난 햇살이 모인다
하늘에는 이제 막 분실된 구름
얼룩처럼 덕지덕지 묻어 떠 있다
장마철이라도 여기는 아직 괜찮은데
그대 머무는 그곳은 어떠한가요
밥 한 솥을 지어 며칠 동안 먹을 때
식사조차 제때 챙기지 못한
누군가가 기억의 창가에 어슬렁거린다
슬픔을 오랫동안 가지고 다니다가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하루가 다 간다
자귀나무 잎을 좋아하는 소의 울음소리
해가 지고 또다시 밤이 찾아오면
나의 마음은 주먹을 쥐듯 오므라든다
저 건너편에서 기다리는 아침
일찍 일어난 참새들이 볼륨을 높인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꽃나무 한 그루로 일어설 수 있을까
자귀나무와 잘 어울리는 우리네 삶의
모습들이 잘 그려져
김수근의 옛그림과 같은 풍경이 겹쳐집니다.
정민기09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장마철입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