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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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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44회 작성일 24-06-28 03:57

본문

야누스의 얼굴 



 그날밤 창가에는 푸른 하늘이 마디마디 배어 있는 잘려나간 손가락들이 해풍에 떨고 있었다 활대를 거머쥔 부르튼 손가락이 등불처럼 어둠을 가르고 음과 음을 짓누르는 불안한 촉수의 기억들 오늘도 그녀는 VRE* 감염증으로 격리실로 입원했다 피 빨아먹는 것들의 촉수에 감염된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토사물 같은 날들 썩어가는 웅덩이에 모기처럼 윙윙거렸던 그녀의 저하된 면역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페니실린은 그녀의 확실한 절망이 되었다 그녀의 침상으로 흘러내리는 누런 객담 같은 어둠의 조각들 불확실한 것들에게 감염된 불안한 마음이 내일아침 한 줄 신문기사로 출력되길, 오지 않는 것들은 끝까지 오지 않았다 내성을 앓는 항균제처럼 불안을 키우는 비 오는 거리를 맨발로 걷는다 발가락이 꼼지락거린다 빗발치는 분비물들이 목덜미를 붙잡는다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감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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