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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치 먹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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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13회 작성일 24-06-28 05:33

본문

하루치 먹는 날 

 

 

배가 부르다

거친 말을 씹어 먹어서

나물 섞지 않아도 고기 없이도 붉은 입맛 하나 넣으니

온통 수치와 막나니 칼춤 같은 숟가락과 젓가락이 활개를 친다

낮달이 떠 있는 한 낮의 거리를

웃음기 벗고  옷을 버린 채 뛰쳐 나갈 뻔한

아무 날의 하루를 또 그렇게 보내며

누군가 불러 주길 채근하는 간절한 하루가

부르는 즐거운 나의 집*을  버린 채

담석 같은 불안한 안식처로 마음을 접는다.

 

비가 오다 마는 날은 하루의 절반만 먹는 날

통곡인지 기쁨의 눈물인지 온전한 배출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

그날의 모든 것은 반공일로 오후를 쉬었다는 말이다

분실물 보관소에도 없는 그 빈 시간을 탁자 위에서

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온전히 먹지 않아도 고프지 않는 나의 허기진 신앙을 빈 책상이

촛불을 켠다

 

하루가 가만히 있다

반항하지 않은 채로 순응하지 않은 채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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