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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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
앵두나무 가지가
문 앞을 가린 작고 하얀 집이 있었습니다.
작은 집에는 마찬가지로 작은 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새하얀 까마귀가 제 입을 막는다고,
그 작은 문의 열쇠를 발가벗은 마네킹의 뱃속에
집어넣고 제 입을 잠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영이는
창녀가 되었습니다. 영이의 해변은,
어떤 물결이든 흘러와서 검은
자갈들을 문지르고 천천히 물러나는
축축한 것이 되었습니다.
어느 오후
평택역 앞을
서성거렸더랬습니다.
올해도 앵두나무꽃들은
봄을 향해 따스한 허공 속으로 한껏 터져 나왔습니다.
새하얀 어린것들이 마치 몸부림치듯,
촉수는 영원한 것을 향해 나부끼면서,
거대한 공간이 꽃잎 속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어느 오후"를 걸어갑니다.
소리소문님의 댓글

자갈조차 길어지는 오후를 보내고 나니 즈믄 달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