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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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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34회 작성일 24-07-13 03:02

본문

뱃노래


 

달빛 속에서 쇠사슬 쩔렁이는 소리 들려온다. 차가운 쇠사슬을 핥는 내

 

소녀는 발목이 없다. 지느러미 부산히 퍼덕이는 달빛, 내 어깨 위에 쏟아진다. 달빛 속으로 


배는 천천히 들어간다. 내 할머니 김 매시던 그 밭으로, 양귀비꽃은 진홍색,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서


내 마음의 여백에 소녀의 배꼽까지 불꽃놀이를 그린다. 이 뱃전에서는 영원이 보이지 않지만, 새하얀 


허벅지를 흘러 내리는 꿈의 시취가 


황홀한 달빛의 발목까지 가느


다랗게 부르르 떠는. 점점 더 가벼워지는 달빛의 


무게를 색채로 환원하여 배는 약간의 신음소리와 함께 유리공예품같은 심해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내 뜨거운 폐가 뒤틀린다. 투명한 캔버스 바깥으로 인어의 


머리카락이 너울거린다. 내 통각의 끝으로부터 백마가 달려온다. 독약을 먹은 소녀는 후박나무 한 그루처럼 뱃전애


조용히 서 있다. 달빛은 아직도 먼 섬을 속삭이고 있는데, 떠가는 배가 먼 섬 바깥으로  


서서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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