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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수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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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9회 작성일 24-07-21 08:17

본문

마음을 수선하다 

 

4호선 지하철 신분당 역에서 마음이 내렸다

어수선한 박음질 몰려든 이들 사이로

스물 하나 청춘이

꽃으로 피지 못한 구두 한 짝에

끼여 가는 다음 역

명화 속 웃고 있는 통통한 살결의 비너스

오늘 아침은 더블버거 하기로

살 빠진 듯 간선도로를 달리는 캥거루

다리에 청춘은 그만 미끄러지듯 벗어난 계급장을 구겨 넣고

정원 초과 바구니에 실린 울긋불긋 막대사탕을 빨며

느긋하게 어제 못다 한 부장의 눈총을 씹는다

다 지난 일이야“*를 부르는 옆 칸 개똥나무에겐

이른 초겨울 칼바람을 넘겨주고

담배 한가치 뿜어보는 연기에

눈물이 찔끔대는 옥상정원이 하늘궁전으로 떠 다니는 날

탁월한 기술력이 가진 복사기 앞

방금 잘 나가는 김 과장의 얼굴이 A4 복사되어 나갔다

 

파쇄기에 들어 간 마음 줄줄이 새 나오는

수북한 나의 몸을 이리저리 굴리며

마음이 잘 수선되길 부장님께 물어보는

나의 소우주.

 

                                                         * 노래가사중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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