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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바람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9회 작성일 24-08-25 00:57

본문

별과 바람과  



어젯밤의 일이다. 


내 꿈의 예리한 풍경을  

어느 병든 여자가 창을 열고 내다 본다. 물들어 가는 잎은 정지해 있는 데다가 

잠시도 파문이 멎는 일 없다. 


여자가 시든 꽃을 뽑아 내다 버린 빈 꽃병 속,

별과 바람과 나무와  

우리는 텅 비었어도, 


가을은 시린 흐느낌으로 병 속을 지나가는가. 동백꽃도 공허함의 뒤안길에서

모이지 않고 자꾸 흩어지고, 여자가 들어가 버린 빈 창은 얼굴 가리고 

흐느낀다, 커튼을 쳐서 먼 섬을 가린다. 바다여, 


우리는 밤 새워 널 이야기한다. 채워지지 않은   

껍질 벗겨진 젊은 편백나무는 

자궁을 별빛에 떤다. 파도가 밀려오는 차가운 대리석 탁자. 크리스탈같은 


여자가 염증으로 뜨거운 폐를 내놓고서 가을 밤하늘을 하염없이 

진동하고 있다. 내 어머니는 

늙으셨고, 마을 앞 작은 다리 건너 사시나무 가시 하나 하나 


떨고 있는 길. 발가락 사이 사이 궁 상 각 치 우 무지개 

흔들리는 침샘 따라 황홀한 익사체들이 부유하고 있는 그 

여자. 기모노들이 주욱 줄지어 서서 검은  


허공 구석 요란스레 폭죽이 터지고, 

눈부신 화석의 파편들이 뜨거운 티끌들 되어 옆구리에서

내장을 쏟거나 가까운 


지붕이나 먼 지붕 위로 스산히 흩진다. 내 유년의 가난한 방 더러운 

벽지를 뜯어 종이비행기 접어 그녀에게 날린다. 더러운 형광등이 깜박깜박 경련하고, 꽃무늬는 

창녀처럼 피부가 짓무르고, 모래알들이 잔뜩 


달라붙은 입술이 경련하는. 아무리 날아가도 그녀에게 

닿지 않는 죽은 조개껍질. 철조망에 그녀의 새하얀 종아리가 길게 찢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세상 모든 것들이 제각기 다른 음향으로 

그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오래 전에 

신전의 기둥과 기둥 사이에서 죽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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