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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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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회 작성일 24-10-01 01:07

본문

가을장마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던 9월의 늦더위도 떼구루루 길바닥에 누워 비명을 내지르고 

찌그러진 깡통처럼 신발을 질질 끌고 오가는 사람들 


 23번 버스는 오늘도 노선을 따라 지렁이처럼 차가운 배를 발바닥처럼 내밀고 

나는 벽보에 파헤쳐진 카유보트의 액자 속으로 무임승차했다 


 네가 증발한 거리에서 거먼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뭇잎 비를 맞으며 나뭇잎처럼 날리었다 

허공으로 발바닥을 내디딜 때마다 발자국은 진눈깨비처럼 뚝뚝 흘러내리고 


 푹푹, 발목을 삼키는 축축한 거리에는 너도 나도 파리지엔이 되어 비구름처럼 몰려들고 


 정류장엔 너의 문장으로 쓴 비가 내리고 


 사람들은 바스락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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