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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멸종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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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6회 작성일 24-11-05 16:42

본문

사랑이 멸종되는 순간


 정민기



 사랑이 멸종되는 순간
 그 사람과 껴안으며 사라져 갈 거예요
 새롭게 재생시키려는 입김을 불어도
 우리는 그들을 몰아낼 겁니다
 져 버린 사랑의 자리에
 오로지 향기는 끝까지 남아 있을 거고
 길가에는 들국화 같은 울음이 매복하고
 밤새도록 별빛을 끌어내어
 속삭이듯 반짝반짝 사랑가를 불러 줄 거예요
 사소한 물음에는 동문서답으로 답하고
 타오르는 노을에 철새 떼를 가둘 겁니다
 밤하늘은 달빛을 내리려고 할 테지만
 타임캡슐은 아직 열리지 않을 것이고요
 멀쩡한 나뭇가지를 뚝 부러뜨려서
 땅바닥에 연인의 이름을 쓰는 사람들을
 그저 서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연리목
 소를 먹이던 소년은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 테지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도록
 맨발로 달려 나가는 나만의 향기 만들기
 끝내 멸종하지 않는 사랑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원한 것은 사랑이 아닌 것은 멸종이고
사랑의 그 순수가 우리 생을 이끌고 가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합니다.

정민기09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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