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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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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허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1회 작성일 24-11-07 17:58

본문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처럼,

나의 시간들은 빈 공간들이 많았다.

나 또한 그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은

시계를 바라보는 노동자의 고단한 시간은 아니다.

단지 의심과 믿음의 사이를 소용돌이 치는

흔한 현상들의 일상을 채우는 부속에 지나지 않을뿐,

그래서 그녀가 나를 배신 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모든게 나의 잘못이므로

나는 나에게 관련된 모든 사슬들로부터 충고와

때론, 격려와, 조롱과 그들의 안주가 되어야만 했다.

 

나는 텅 빈 그네가 움직이는 한적한

공원 한 가운데에서 계절의 순수함을 느껴본다.

시간의 굴절과 햇빛의 각도도 따로 분리 되는,

혼자만의 휘파람 속으로 멀리서 오는 그녀가 들어 온다.

마치 기다리던 버스가 정류장에 와 서는 것처럼.

화장기 없는 그녀의 모습은

내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최초의 이유였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그녀를 내가 사랑하는 오만처럼,

 

오늘 따라 그녀에게서 그녀의 남편의 냄새가 강하다.

오늘 만큼은 다른 번호의 버스를 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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