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이론의 동시성 > 창작시의 향기

상대성이론의 동시성 

                   권병탁

지금…...

아침에 눈을 뜨면  

새벽버스에 몸을 실어

지하철 첫 차에 몸을 옮겨 싣고

표정 없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앉은

표정 없는 내 모습

모두들 어디를 그렇게 바쁘게 가는 것일까

둘러보지만

아무도 관심 없는 나의 행선지

나는 전쟁터로 간다

승산 없는 전쟁터

터지고 찢기고 여기저기 총알이 박히고

이렇게 라도 살아남으면…..

언젠가

터지고 찢긴 곳이 아물고

총알이 녹아 없어지면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언젠가…..

여느 날처럼 아침에 눈을 떠고

새벽버스를 타고

지하철 첫 차를 탔을 것이다

가슴에만 남은 수많은 사람들의

흐려진 표정들 모두가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그 시절 전쟁터에서 얻은

터지고 찢겼던 상처가

미쳐 다 녹아 없어지지 않은 총알이

내가 되었다

 

지금의 나와

언젠가의 나는

함께 만들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