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의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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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의 우체국
정민기
겨울에는 바람이 씽씽 달려 나간다
눈밭에 써 놓은 발자국을 배달하려면
몸이 천 개라도 더 있어야 하니까요
천 개의 바람이 불어왔다가
자꾸만 불어 나가는 어느 겨울날 오후,
때늦은 편지를 써 내려가는 동안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찜닭을 생각한다
어느 저녁 무렵 입가에 노을이 묻었다
구름으로 한꺼번에 쓱 닦고 나서
다시 생각하던 찜닭이 그만 날아간다
찜닭 같던 나를 먹고 싶은 날이 있었다
편지지를 펑펑 펼쳐 놓고 걷고 싶다
정민기
겨울에는 바람이 씽씽 달려 나간다
눈밭에 써 놓은 발자국을 배달하려면
몸이 천 개라도 더 있어야 하니까요
천 개의 바람이 불어왔다가
자꾸만 불어 나가는 어느 겨울날 오후,
때늦은 편지를 써 내려가는 동안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찜닭을 생각한다
어느 저녁 무렵 입가에 노을이 묻었다
구름으로 한꺼번에 쓱 닦고 나서
다시 생각하던 찜닭이 그만 날아간다
찜닭 같던 나를 먹고 싶은 날이 있었다
편지지를 펑펑 펼쳐 놓고 걷고 싶다
댓글목록
힐링링님의 댓글

겨울바람의 우체국!
입가에 묻어나는 노을
구름으로 닦고 나서
찜닭 같은 나를 먹고 싶은 충동과
겨을 바람이 쓰는 편지지 속의
시인의 자화상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정민기09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