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 손 -
아침 햇살은 부엌 창을 두들기고 있다
손은 눈을 뜨고 부엌을 만지작거린다
달그락 달그락 거리며 분주하다
밥솥을 더듬더니 국거리를 더듬는다
정성스레 식탁위에 놓여 진 밥과 반찬
비로소 숟가락과 젓가락이 일어난다
햇살이 오후의 옆구리를 툭툭 칠 때면
바구니에 담긴 빨래를 차곡차곡 세탁기에 집어넣고
세탁기가 도는 사이 잠시 잠에 기댄다
꿈을 붙잡지 못하며 일어나고
세탁기가 뱉어낸 빨래를 넌다
시장에 기웃거리는 손
싱싱한 생선 앞에 킁킁거리는 손
야채를 바라보는 손은 반짝거린다
콩나물 한 바구니에 웃는 손
떡볶이에 머뭇거리는 손
오후 햇살이 노을에게 덜미를 잡힐 무렵
부산하게 저녁을 쓰다듬는 손
허기를 만져주면서 한숨을 쉬는 손
저녁 드라마를 보다 잠든 손
손에 쥐고 있는 리모컨을 살며시 꺼내며
온종일 시달렸던 손을 만져보면 따듯하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오늘 명절 전이라
동료들과
소주에 사케, 와인까지 한 잔 했습니다.
일명,
쫑바리 되었습니다. ㅎ
근데요,
울 이장희 시인님,
살다보니
사람들이 저에게
고문이랍니다.
ㅎ,
저 같은 사람이 고문이면
이 세상이 고문일것 같아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시인님의 손을
읽으며
쭈글쭈글한
저의 살갗을
저의 못난 생을
시인님의 행간에 비춰봅니다.
설명절 잘 보내시고요~~^^
이장희님의 댓글

오랜만 입니다.
어머니의 손을 그려보긴 했는데 영~
명절 잘 보내세요.
늘 건필하소서, 콩트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