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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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항에서
정민기
삼천포항에서 쥐치포를 뜯는다
바다를 펼쳐 놓고
시를 출항시키던 박재삼 시인의 문학관이
여기 방파제 멀지 않은 곳에
붙박이별처럼 자리 잡고 있으니
나 또한 죽치고 앉은
갈매기 한 마리 되어 시를 끼룩거린다
펄쩍거리는 시 한 마리를 낚아 올리자마자
부드러운 회로 떠 내놓은 횟집 창가에
홀로 앉아 맛본 사랑
혓바닥에 닿기도 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타다 만 노을 오래된 그 사랑
금세 새까맣게 그을려
천년의 바닷바람으로 불어 나간다
추억은 점차 아득해지더니
소금꽃으로 피어났다가 지기만 하는 사랑
무심하게 날아오른 갈매기로 울어 본다
구름 곁에 오래 머물고 싶은 눈 또한
끝내 녹더라도 잠시나마 그려볼 수 있을까?
봄이 오면 오는 것이고 가면 가는 것이니
굳이 눈물 나도록 기다릴 필요가 있나
삼천포항을 바닷바람처럼 떠나오던 날에
짜디짠 눈물이 한동안 글썽거렸다
정민기
삼천포항에서 쥐치포를 뜯는다
바다를 펼쳐 놓고
시를 출항시키던 박재삼 시인의 문학관이
여기 방파제 멀지 않은 곳에
붙박이별처럼 자리 잡고 있으니
나 또한 죽치고 앉은
갈매기 한 마리 되어 시를 끼룩거린다
펄쩍거리는 시 한 마리를 낚아 올리자마자
부드러운 회로 떠 내놓은 횟집 창가에
홀로 앉아 맛본 사랑
혓바닥에 닿기도 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타다 만 노을 오래된 그 사랑
금세 새까맣게 그을려
천년의 바닷바람으로 불어 나간다
추억은 점차 아득해지더니
소금꽃으로 피어났다가 지기만 하는 사랑
무심하게 날아오른 갈매기로 울어 본다
구름 곁에 오래 머물고 싶은 눈 또한
끝내 녹더라도 잠시나마 그려볼 수 있을까?
봄이 오면 오는 것이고 가면 가는 것이니
굳이 눈물 나도록 기다릴 필요가 있나
삼천포항을 바닷바람처럼 떠나오던 날에
짜디짠 눈물이 한동안 글썽거렸다
댓글목록
힐링링님의 댓글

삼천포항에서 박재삼 시인 선생님과
마나고 오셨으니
몇 말 눈물도 흘리고도 속후련지는
시간을 갖게 될지 모를 것 같습니다.
정민기09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