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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다(下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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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회 작성일 25-02-12 01:59

본문

시모다(下田)는 가난한 곳. 나는 가난한 사람밖에 

시모다에서 만난 적 없다. 더러운 봉투 안에 두 눈이 우엉뿌리처럼 부풀어오른 

긴메다이를 넣던 여인. 햇빛의 투명한 바닥이 갈라지고 맨발바닥에 유리조각이 박힌 고갯길이

시모다였다. 시모다는 널 만날 수 있는 곳. 촘촘히 가시가 들어박힌 그물을 새파란 하늘 가득 

뿌리는 여름이었다. 너의 맨발이 달구어진 땅을 디딜 때마다 북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 

고갯길을 올라가 어느 소녀의 탯줄을 거머쥐려 했던 이른 

아침이었다, 동백꽃 여기저기 숨어, 벼랑에 위태롭게 매달린 새하얀 성이 허공 속 

정지해 있다. 나는 시모다(下田) 에서 이 성을 만났고, 허공은 

기모노 자락 안에서 바깥으로 연두빛 길디 긴 머리카락을 흩뿌렸다. 성 바깥은 시모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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