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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풍남항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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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0회 작성일 25-02-1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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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풍남항 등대


 정민기



 고흥군 풍양면 풍남항 방파제 끝에는
 낮 동안 바다를 보며
 소금꽃 피어나도록 그리움 철썩거리다가
 밤이면 시를 쓰는 시인이 있다
 바닷바람이 불쑥, 건네준 한마디에 날은
 기다렸다는 듯 을씨년스럽기만 하고
 치마폭 같은 산자락 어느 사찰에서 들려온
 범종 소리를 쨍한 슬픔으로 버무린다
 아물지 않은 노을의 깊디깊은 상처에는
 구름 밴드가 뭉게뭉게 늘어지듯 붙어 있다
 초저녁별 눈빛이 어슬렁거리다가 사라져
 눈 발자국을 밟는 듯 그리움이 남는다
 그 지저귀는 소리 자꾸만 주위를 맴돌고
 바다를 보는 시인의 눈망울은 여전히 밝다
 물결 흥얼거리는 이랑마다 갈매기를 뿌려
 새싹이 돋아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인은 또 바다에 생각을 비추고 있는가
 그리 자유롭지만은 않은 고행의 길이
 때론 크나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내면의 아픔을 구름처럼 가려주지 않을까
 곧 잘 우는 바닷바람 소리 아직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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