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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랍시고 오는 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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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 25-02-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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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choi12501/223768263559


봄이랍시고 오는 삼월/
                                  최경순

봄의 햇귀가 무르익는
해남 땅끝,  기맥인
두륜산 봉우리서 바라본
닿을 듯 말 듯 다도해를 감싼
은빛의 바다
도다리 비늘처럼 반짝거린다

수평선 올가미에 걸린 도다리
뭍으로 나르던 횟배들
횟배 앓듯 비비 꼬는 바다
기진맥진한 하얀 거품 토하는 바다
등대지기 붉은 매화는 보았다네

뭍으로, 뭍으로 오르려
모래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안개 꽃처럼 온다
봄이랍시고,

계절은 묵은 수행을 접고
푸른 발자국 지평선에 하나씩
묵묵히 찍으며
무지개 빛깔 길섶에서
폭팔하며 온다, 봄이랍시고,

개울은 청승 떨지 않으려고
갈대의 얼어 붙은 발목 위
덧물을 미련없이 떠나보내고
계절은 지난날의
비수(悲愁)를 잊으려
비수(匕首)같이 파산한 가지에
싹눈을 폭팔적으로 피우며 온다
봄이랍시고,

바람은 모습 없이 살갑게 오고
꽃은 소리 없이 방긋이 온다
봄이랍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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