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신호등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회 작성일 25-03-09 18:26

본문

나는 신호를 기다리며 보도 위에 서있다. 신호등은 계속해서 자신의 색을 바꿀 것이었다. 한 가지 색상을 고수하다 장렬하게 산화한 예술가의 혼일 것이며, 색의 세계에 머물다 각성한 고승의 해탈일 것이며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을 멋대로 봉쇄할 마법사의 지팡이일 것이었다. 나는 아직 내 발길이 닿지 않은 신대륙으로 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신호에 따라 차량이 멈춰 서고 사람들이 보도를 건너기 시작한다. 도미노처럼 파도가 일어 나도 따라 움직인다. 이제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다. 횡단보도 안에 선 내가 주인공이며 강자가 된다. 운전자들은 불빛에 길들여진 순한 짐승이 된다. 신호등이란 철창에 가둬두고 있는 건 우리의 흉포한 야성, 불빛이 바뀌면 들개 무리는 다시 풀려날 것이었다. 발걸음이 빨라진다. 불붙는 색들의 기싸움은 남북으로 나뉘어 사방팔방 끊임없이 서로를 탐하고 있었다. 순간 신호는 초록에서 빨강으로 바뀌었다. 초록인이 슬어진다. 바다를 가르던 모세의 기적마저도 사라진다. 그러나 그 주검이야말로 비로소 종교가 완성되는 순간, 남녀노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종교라는 신념으로 뭉친 신도들이 다시 줄을 설 것이었다. 그들을 뒤로한 채 나는 지금 황금의 땅인 XX은행 앞에 도착했다. 차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젠 서로 가던 길을 가면 그만. 그러나 용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나는 다시 초록인의 부활을 꿈꿔야 한다. 돌이켜보면 내가 지나온 길은 신성한 하나의 섬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전도된 젊은 남녀가 시시덕거리며 골목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7,884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74 12-26
3788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00:05
3788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6-19
37881 아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6-19
37880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6-19
37879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6-19
3787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6-19
37877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6-19
3787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19
3787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8
37874
바다 한 권 댓글+ 1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6-18
37873
땀방울 댓글+ 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6-18
37872
벽 1 댓글+ 8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6-18
37871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6-18
37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6-18
37869 작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6-17
37868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6-17
37867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17
37866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6-17
37865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7
37864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17
37863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6-16
37862
댓글+ 4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6-16
37861
애기똥풀 댓글+ 4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6-16
37860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6-16
37859
다른 행렬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16
3785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16
37857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6-16
37856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6-16
37855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16
37854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16
378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6-16
37852 작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5
3785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6-15
37850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6-15
378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15
37848
빨리빨리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6-15
37847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5
37846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6-15
3784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15
378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15
37843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6-15
37842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5
37841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6-14
37840
꽃내음 댓글+ 2
작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6-14
37839 솔새김남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4
37838
쪽방 댓글+ 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14
37837
바윗돌 2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6-14
3783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6-14
3783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6-14
37834 심휴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6-14
3783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6-14
3783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6-13
37831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13
3783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6-13
37829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6-13
378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13
3782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6-13
37826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12
37825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6-12
3782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6-12
3782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6-12
3782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6-12
3782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6-11
37820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6-11
3781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11
37818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6-11
37817 심휴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6-11
37816
발견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6-11
3781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6-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