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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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는 곧추세울 때 날개를 쭉 편다
중력의 무게를 견디는 척추와 척추뼈 사이
허공의 기울기를 딛고 일어서는 물렁뼈처럼
삶은 직립이다
북해를 횡단한 바이킹처럼
생의 뼈대를 세우는 여로에 불타올랐다
복대에 결박당한 감옥의 시간
구겨진 허리는 밀물에 허물어진 두꺼비집이었다
허리를 펴는 일은 생의 본분이며 사명이다
오랜만에 복대를 풀고 몸을 지탱하는 압력을 느낀다
물동이처럼 바닥으로 중력을 쏟아부을 때
내려놓은 발바닥에서 날개가 돋고 발걸음은
상승기류에 몸을 맡긴다
길바닥에서 깃털냄새가 났다
댓글목록
탱크님의 댓글

좋은 시 잘 보았습니다. 자신을 확립하는 시간이 고되고 힘겹습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