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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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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1회 작성일 25-04-18 11:20

본문

           - 먼지 -

 

틈을 주는 것이 아니였다

틈을 비집고 들어 기생을 하려던 거였다

유리문이 달린 작은 책장에 먼지가 우글거리고

먼지가 모일만한 공간을 주는 게 아니였다

책장을 세밀히 들여다보니

먼지가 들어갈 만한 틈이 보인다

책장을 기어 올라갔을까

고공침투 하며 착지를 하고

날개가 없어도 낙하하는 법을 아는 놈

대부분 틈을 비집고 못 들어가고 추락하는 것이 많았을 거야

먼지에겐 틈이 출입문이다

빈틈을 이용하는 기묘한 술책

좁은 빈틈을 정교하게 비집고 들어가는 집요함

한 치 오차도 허용 안하던 먼지

하루에도 생존하랴 기를 쓰는 억척

저렇게 서로 껴안고 무엇을 하려는 걸까

소곤소곤 거리며 천적을 막으려는 술책일 거야

먼지의 자생력에 기립박수를 치고 싶어

심장도 없는 것이 살려는 의지가 강한 것 좀 봐

이놈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야 사수 하는데

인기척 없이 도둑처럼 스며드는 간 큰 놈

지금도 시선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는 우주먼지입니다
라고 말하는 남쪽 섬에 있는 한 분이 생각납니다
아마 먼지는 틈을 주지 않아도 찾아갈걸요^^
먼지는 공간의 지배자일겁니다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늘 깊은 시심으로 건져올린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지는 공간의 지배자, 그러네요.
오래 전 먼지의 관한 시를 썼었는데 지금이나 그때나 영 아닙니다.
곧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려구요.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고나plm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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