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책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낡은 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92회 작성일 25-04-18 20:47

본문

  낡은 책 




  비가 내려도, 그 비가 은사시나무의 영토를 훑어버릴 때에도 내 윗옷 호주머니엔 언제나 작은 책이 들어 있었다. 골목길 돌아 옛집 찾아가던 오랜 세월 내 가난한 뒷모습 비춰주던, 던져지고 구겨졌던 이 책을 바라본다. 문득 생각난다. 인생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처럼 잠시 빌린 거라고 도서관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며 생각하던 신록의 내가. 책을 훔쳐서라도 세계를 읽으려던 어느 이국 소녀의 푸른 눈과 피 튀는 전쟁터에서 책을 가슴에 껴안은 채 죽어가던 푸릇한 이국 청년들의, 옹이처럼 책에 박인 그 눈망울이 생각난다. 오래전 내 머릿속 흐린 구정물 퍼내어 버리곤 말간 마중물 퍼붓던 말씀이, 내 마음밭 들가시 무더기 갈아엎고 감람나무로 빼곡히 채우던, 젊은 날의 푸르렀던 밤낮을 생각한다. 이토록 늦은 밤 나는 다시, 낡고 해져 모서리가 찢겨나간 책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리고, 마음은 고마움으로 단단하게 함이 아름다운 거라던 아버지의 말씀을, 하루의 일을 마치고 물 들어찬 봄날의 논을 바라보며 되새기던, 오래 가난하였으나 한번도 가난한 적 없었던 눈물겨운 나를, 책처럼 낡은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난뱅이의 슬픔

술이 술을 마시듯
슬픔이 슬픔을 들이켜고
삼동을 건너 집으로 가는 길
수북하게 쌓인 가난을 한 되박 마시고
사지가 비틀거리는 골목길
풀린 언 강물처럼 어둠이 쏟아지는데
저멀리 낯선 아이 하나
가로등 불빛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나는 난전을 기웃거리는 날파리
카바이드 불빛이 이리저리 조바심을 내는데 
사철 집마당 바지랑대에 앉아 있던 고추잠자리처럼
꾸덕꾸덕 말라가던 가오리처럼
내 등 뒤에서 목덜미를 붙잡고 마름모로 춤추던
까치밥으로 남아있는 그리움 하나
어둠을 갈아 마시며 고개 숙인 목뼈의 등고선이 가파르다
내 망막 속으로 난폭하게 달려오는 전조등 불빛들
노도처럼 부서지는 야로를 마시며
어둠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삼동을 건너 집으로 가는 길
이 모든 것을 등뼈처럼 허물어야 한다는 것을
슬픔이 슬픔을 들이켜던 그날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

*사람 사는것이, 어쩌면..............
  옹이처럼 박힌 거룩한 상처는 공감입니다. 너의 눈물이 나의 위안이기도 하고요,
  또다른 표현을 하자면
  희망이라는 단어의 동의어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 잘 감상했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 감사합니다.
길게 써 주신 마음,
고마웁게 헤아리겠습니다.
늘 평안과 건강하심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또 지체와 같은 시들
잘 빚으시구요.

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맑음이 책과 아버님으로부터 시작됐나 봅니다
고마움을 통해 마음이 단단해 진다는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아버지를 가진
시인님이 부럽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 고맙습니다.
요즘 시마을을 생기 있게
만드는 분들 중 한 분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늘 진심, 기대 가득한 나날들 되길
바래봅니다.
평안하시길 빕니다.

Total 37,771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21 12-26
37770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0:14
3776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6-02
3776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6-02
3776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02
37766 손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02
37765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01
3776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6-01
37763
녹슨 달 댓글+ 2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6-01
377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01
37761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6-01
37760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6-01
37759 이지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01
37758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31
37757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31
3775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31
37755
마음 주다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31
3775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31
3775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5-30
37752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5-30
3775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30
37750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5-30
377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30
37748
플러그(plug) 댓글+ 6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30
37747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30
37746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5-30
37745
불면의 풍경 댓글+ 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5-30
37744 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29
37743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29
37742
별자리 댓글+ 2
깨루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5-29
3774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5-29
37740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29
3773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5-29
3773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29
37737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28
3773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5-28
3773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5-28
37734
박새의 하루 댓글+ 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28
3773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28
37732
담쟁이 2 댓글+ 4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5-27
37731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5-27
37730
유기견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5-27
37729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27
3772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27
3772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27
37726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5-26
37725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5-26
3772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26
3772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5-26
37722 정찬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25
37721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25
3772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5-25
37719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5-25
3771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25
37717 Jay4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25
37716
목단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5-25
37715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5-24
37714 평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24
3771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24
3771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5-24
37711
꽃들에게 댓글+ 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5-24
3771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5-24
37709
담쟁이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24
37708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5-24
3770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24
377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5-23
3770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23
37704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5-23
37703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22
37702
어떤 배경 댓글+ 2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5-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