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시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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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까만
성격 만큼 식성도 좋은
살벌한 북쪽
된 사투리
된 바람도
귀엽게 굴릴 줄 알던
내 친엄니 삼고 싶은
울 엄니
갓 낳아서부터
엄니 같은 따뜻한 분이
나늘 품었더라면
나도 얼핏 햇살을 닮았을까
직접 키운 콩으로
뜨끈하게 만든 두부
직접 띄운 메주와 청국장
햇살을 갓 쪄낸
포슬포슬한 감자범벅
나면서부터 촌스런 사랑을
듬뿍 먹고 자랐더라면
나도 좀 순했을까
담배밭 담배잎 살 찌는 소리
논에 벼이삭 키 크는 소리
가난한 이웃 배곯는 소리
귀신 같이 알아듣던
까막눈 울 엄니
남도의 뜨거운 피만 돌아
늘 서럽던 나에게
치매에 걸려서도
행복을 가르쳐준
보고 싶은 울 시엄니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가끔 고개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누군가 제 가슴에 물수제비를 날립니다.
첨벙거리는 물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부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물의 가지 끝에
까치밥으로 남은 그리움들,
머물다 갑니다.
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오월이 되니
작년 제작년에 돌아가신 시부모님이
자주 생각이 납니다
신혼초엔 주말마다 서울에서 홍천으로
좀 지나니 한 달에 한번은 꼭 들렀던 시댁행
효자 남편 덕에 휴가도 시댁만 갔었는데
지금보니 참 잘했구나 싶습니다
그리움은 끝이 없습니다
제겐 너무 좋은 어른들이라 더 보고 싶네요
이장희님의 댓글

시를 감상하면서도 시인님의 착한 마음씨가 그려집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나무 시인님.
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에구 제 시에 속으셨습니다
법 없이 살 분
참 따뜻한 분들은 저희 시어른 들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