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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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마장에서 -
관람대에 자리 잡은 여자
선글라스 안에 들어가 있는 경주마들
커피는 커피 맛이 아닌 채로
넓적다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눈썹
킁킁거리며 예리하게 체크하는 것이
정밀하게 탐지하는 눈
머릿속에서 스크랩되어 나눠지는 말들
말발굽 소리를 음미하는 귀
마번을 눈으로 만지작거린다
턱을 바치고 선글라스를 올려 쓴다
커피 잔은 립스틱을 꽉 문다
선글라스 안으로 살며시 들어온 경주마 한 마리
뒷다리를 보고 또 보는 것이 비상하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눈초리
생각은 서 있는 말을 복사하여 프린터 한다
경쾌하게 들리는 말발굽 소리에 예민해지는 귀
말들은 또각또각 심장을 두드리며 사라진다
마권에 베팅을 하려는 순간
그 여자에게 귀띔하는 입술 하나
다 식은 커피를 마시며 사인펜은 마권에 머뭇거린다
넓적다리에 희망이 솟아 날 것 같은 판단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순간의 포착!
찰칵, 찰칵
이 시는 소리로 읽어야 할 듯,
합니다
이따금, 들어야 할 곳도 있지만
아마도 커피잔은 입술에 또각 또각
말발굽과 같이 했을 수도...
함성소리가 한 침묵의 날카로움에 찔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요~^^
이장희님의 댓글

코로나 전에 경마장을 구경하러 갔었어요.
태어나서 처음 갔었어요.
내 옆에 선글라스 끼고 있는 여인이 있었는데
분위기 있어 보였고 혼자 왔던거 같았어요.
경마장에가서 얻은 게 있다면 시감을 얻었죠.
지금 다시 경마장 하는지 모르지만 한 번은 더 가고 싶어지네요.
난 베팅 이런거 모릅니다만 그 풍경이 좋아 보아요.
가족단위로 많이 오기도 하고요...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고나plm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경마장의 관람객의 벳팅 모습을 현실감 있게 스케치한 시
쾌속으로 질주하는 말발굽 소리를 듣습니다.
전 경마장에 한 번도 못 가봤는데 한번 가보고 싶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하루 여십시오.
이장희님의 댓글

경마장이 큰 도박장으로 인식되어 사람들은
안좋게만 생각 하지요.
나도 그런데 인 줄 알고 있었고요.
집에서 전철로 30분거리도 안걸리는 거리 인데도 한 번도 안갔다가
뭔가 시감이 있을 것 같아 갔어요.
가족단위로도 온 걸 보면 그리 나쁜데는 아니라 생각이 들더군요.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