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요양보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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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요양보호사
석촌 정금용
부른 적 없는 거의 연락도 없이
어둑히 닫힌 문 밀며 들어와
행여 다칠세라 다가선
보드라운 손길, 게으른 거리 말갛게 깨워
스칠 때마다 젖어드는 묵은 솜씨 다 끄덕이도록
이어진 가로에 높낮은 회색 질서를 맑히고
가지런히 드리운 주렴 속에서
허기진 생을 더듬어 다스한 젖줄 물려놓고 본 적
없는 어미 표정 닮으려는
햇 초록 무리 어루만져 일으켜 어르고는
아니라는 듯 저만치 뜬구름 곁으로 돌아간 뒤
나선 바람의 귀띔에
비로소 뵈는
큰 키에 갸름한
오래된 요양보호사님, 밝히잖아
내키는 대로 부르는 그 이름, 봄비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오래된 요양보호사, 봄비
이 보다 큰 생각 있을까요?
큰 시인님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큰 사랑의 시,
절하고 갑니다
시인님! 감사드립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밤새 돌보느라, 씻긴 거리에 정돈된 질서도
덤빈 바람도 나선 벌레의 허기도 품 떠난 햇잎엔 버거운 사바
간밤, 다녀간 키 크고 동그란 얼굴로 드맑은 장막을 친 봄비가 이 아침을 맑혀 세웠습니다
함께 하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