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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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집을 펼치면
비린내 나는 가야시장 휘어진 길을
아버지가 오신다
매일밤 관절염을 앓는 할머니의 무릎처럼
삭아 떨구어진 녹슨 철대문의 구멍 속으로
비틀비틀 걸어오신다
술잔 속에 핀 한숨을 마시고 자라 난
아버지의 밤하늘
떨어진 시래기 같은 별 하나 주머니에 넣고
방범도 끊긴 담벼락 같은 그 길
막걸리 냄새 잘잘 흘리며 사부작
저기 오신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아! 아득합니다
가슴 미어집니다
가느다란 녹슨 철근 하나 걸어 오시죠!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요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철들면 죽는다고 했는데
최근 들어 엄마, 아버지가 무척 보고 싶습니다.
저의 철딱서니가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휴일 잘 보내시고 부족한 저의 행간에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술잔 속에 핀 한숨을 마시고 자라 난
아버지의 밤하늘]
아버지 돌아 가신지 4년째 되는데
지금도 살아계신 것 같아요.
시인님 시 감상하다 문뜩 생각나네요.
고맙습니다.
늘 건필하소서, 콩트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네,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