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난 소리를 건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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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듣기를 거부했던 그가
언제부터 귀에 도랑을 내고
달이 흐느끼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을까
루트비히 반 베토벤
(월광 소나타)
눈사태 난 내면의 캄캄한 절망 대신
달이 빠진 호수 위의 조각배 같은 선율을 건져 자신의 귀를 위로하였다
혹자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 귀차르디와의 고통스런 이별 때문에
이 곡을 썼다거나
은은한 달빛에 구워진 호수를 보고 썼다고 했다
그를 찾아온 소리를
눈동자 속으로 삼키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의 귓속에서 자라난 굳은살이 귀의 침묵을 무한대로 키웠다
그의 귀와 이별한 모든 소리는 아프다
대신 바위 속에 봉인된 속 울음의 아픔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꽃이 시든 꽃병에서 무덤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은 캄캄한 절망의 늪에서
회오리를 삼키고 건져 올린 몸속의 축가
그 축가 속 아픈 언어에 눈이 찔린 내 잘못이 크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시를 잘 빚으시는 데는 할 말이 없네요.
그냥 감상하기 고맙기만 합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월광소나타 들어 본적 있기도 하고
늦은 밤 행복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부족한 시, 부끄럽네요.
누추한 곳에 방문하시어
마음을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이장희 시인님
고나plm님의 댓글

들어 갔다 오셨군요!
그래도 시인은 알아주는군, 하시던가요?
잠시 저도 스며들다 미치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세계를 들여다 본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늦은 밤, 들렀습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오직 영감으로만 소리를 빚는다는 것
위대한 승리가 아닐런지요.
음악을 깊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듣는 건 좋아합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고나phm시인님. 감사합니다.
힐링링님의 댓글

귀로 들어야 할 절대적인 천상의 소리인 가락을
놓친 베토벤의 생의 비극의 한 가운데서
이 곡을 빚어냈던 절규가 불멸의 이름으로 태어났다는
월광소나타
후세 사람들은 듣고 또 들어도 가슴을 전율시킨
그 순간들
위기를 기적으로 바꿔낸 위대한 음악가의 길의 험난함을
녹여내는 여기
시의 한 줄 한 줄 또 하나의 월광 소나타인 것을 봅니다.
벤토벤의 생의 이면으로 들어서면
가난이 생을 얼마나 가슴 저리게 하는 순간들을
곡으로 뽑아냈던 날들...............
시대가 다를 뿐 이와 같은 날들을 살아가는 수많은 예술가들 ...................
그러기에 시대를 초월해서 만인의 심금을 울리나 봅니다.
귀의 침묵을 무한대로 키웠다
이 한 줄로 베토벤의 생을 관통해서 짚어내는
이 절묘함이란 가슴을 젖어들게 합니다
이것이 위대한 음악의 세레라데라는 것을
입증해 주었습니다.
그만큼 깊이를 더해서 우리에게 안겨주는 시라는
월광 소나타는
오랫동안 기억하게 해줄 것입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힐링시인님,
부족한 글에 늘 좋은 시평으로 함께 해 주시니
힘을 얻지만 대신 시인님께서 긴 시간을 할애하여 장문을 쓰시는
번거로음을 드리는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저의 시가 시인님의 시평으로 돋보이는 거 같습니다.
세상은 변해도 영감으로 빚은 벤토벤의 음악은 영원할 듯 합니다.
화수분처럼 흘러나오는 시인님의 시심, 경이롭습니다.
늘 건필하소서. 힐링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