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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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풍경
꿈속에서도 닿지 못한
내딛지 못한 발자국의 흔적은
밤하늘의 수심보다 깊다
아를,
발자국 하나 없는 화선지
그 차갑고 눈부신 눈의 언덕에서
먹물이 스미듯 죄인처럼 얼어붙었다
살얼음 낀 밤하늘
회오리치는 두꺼운 붓놀림을 따라 선분을 그으면
사이프러스의 현란한 울음소리
난청을 앓는 나의 귓속에 침묵이 메아리친다
불 꺼진 방
벽에 걸린 밤의 카페테라스에 앉아
론강의 별을 본다
밤의 보표를 따라 나선형 계단을 내려온
꼬리가 잘린 별 하나 내 옆 좌석에 앉는다
검푸른 눈을 가진 한 사내가
고통으로 주름진 시들어가는 미지의 나를 삼킨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오만 가지 생각이 꼬리를 무는 불면의 밤엔
평소에 안 들리던 벽시계의 초침 소리가 천둥소리보다 크게 들립니다.
불면의 묘사가 돋보이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평소 잠을 잘 자는 편인데
가끔 잠을 쫓지도 않았는데
졸음이 쥐구멍 속으로 달아나면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난감하더군요.^^
책들이 널브러진 산만한 제방에
들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이장희님의 댓글

3연 표현이 넘 좋네요.
불면 눈을 감고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잠듭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셨군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콩트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사는 일이 수행이라고 어느 스님께서 말씀하셨듯
제가 뒤척거릴 때 李시인님께서 죽비로 저의 등짝을 후려쳤으면
사념을 떨치고 꿈나라 여행을 멋지게 하였을 텐데........
아쉽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물기가 점점 빠져 촉촉함이 부족한 탓일까요?
몸을 피곤하게 해도 몸만 피곤했지 잠하고는 상관 없이 따로 놀 때가 있습니다
꿈은 왜 또 그리 꾸대는지
생각을 비우는게 그나마 답일텐데
그 놈의 얕은 생각들은 또 왜 그리 달라 붙는지요?
새롭게 입힌 불면에 대한 시, 신선하게 읽고 갑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생각의 플러그를
우리의 의지대로 뽑아버릴 수 있다면
세상은 고해가 아닌
신들이 사는 나라가 되겠지요
주신 댓글처럼
저 또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요즘입니다.
쓸데없는 얇은 생각에 불면을 박박 긁고 있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요,
부족한 글,
좋게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