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생 > 창작시의 향기

개 한 머리가

허공에 대고 계속 짖어대고 있어

너도 집에서 나와서 개고생하고 있는 뜻이 아닐까 싶다

때마침 나도 허공에 팔자라는 글자를 쓰고 있었다

고생 앞에 너의 이름인 개자를 붙여 놓으니

특별한 의미가 내포 된다

사람 곁에서 살아온 태고적부터 충견이 되어

살아왔던 날들

많고 많은 말 중에서 너의 이름 개자를 붙이면

세상사의 안과 밖을 다 볼 수 있었다

누구나 개고생하고자 태어나지 않을 텐데

이 개고생을 잔저치게 할 수 밖에 세상 속은

개자의 글자가 붙은 것이 숱하지 않더냐

개 너 또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았으리라

개라는 이름을 떼어내도 혹처럼 따라 붙어다닐 것이다

귀에 못이 박히게 개고생을 하는 이 팔자는

개인 너희들과 우리와 운명 공동체였다

살아갈수록 상대적인 발탈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마음껏 허공에 대고 짖어대는 개들아

우리도 허공에 대고 외쳐도 돌아오는 것은

개고생이라는 메아리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