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윗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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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윗돌 2
우리 선생님은 참 이쁘셨다
선생님께서 손바닥으로 내 정수리를 쓰다듬어 주시면
내 몸은 깃털보다 가벼워지고 발바닥은 중력을 거슬러 올랐다
언젠가 수득수득한 창밖 풍경 속으로
비가 을씨년스럽게 한 움큼씩 내리던 날
국경을 침략하는 오랑캐의 창칼 부딪히는 소리
내 고막을 뜯어내는 꽹과리 소리에 몸서리쳤다
군홧발 소리에 교실 앞문이 열리고
그날 처음으로 소복을 입은 선생님이 묘비처럼 서 있었다
떨리는 눈동자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몸짓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시는 우리 선생님
나도 덩달아 머릿니 피 묻은 소매를 훔쳤다
창밖에는 비가 풍경을 삼키고 있었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스승님을 그리워 하는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무척 좋아했던 담임선생님이 생각나네요.
늘 건필하소서, 콩트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이장희 시인님, 고맙습니다.
오늘 밤은 타임머신에 올라
후진 기어를 넣고 직접 운전대를 잡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꿈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