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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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사람을 더 야위게 한다는
한 사람만 드러누울 수 있는
낡은 냄새 나는
한숨과 앙다문 곳
의문문에
걸려 넘어진 채
하나같이 탈출구 통로가 쉼표다
낙석더미들만 모여
밑바닥을 지난하게 다녔을
저체중 몸을 끌고 시멘트 계단을
폭양에 오르내리는
골목 뒤편 주거 부정의 유기견
도시의 찌든 것들을 뒤집어쓴 채
늘 그 자리에 웅크리고 있다
눅눅한 어둠에
해수 앓는 소리
파지나 폐품이 되어가는 사람들
냉엄한 구절을 고치고 또 고치는
망연자실 속에서 더듬이가 된
저 버림 받은 몇 푼들
이곳을 떠나지 못한 구겨진 영혼들이
가망 없는 인생은 아니다
되묻고 싶은
핏대는 살아 있는 걸까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마음이 뭉클해지는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목헌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