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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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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회 작성일 25-06-15 16:53

본문

끝 모를

높은 구름 하나 없던 새파란 하늘


따사로운 햇살이

관통하는 나무 위로


조용히 부는 바람

싱그러운 초록 나뭇잎은 춤을 추고


그 나무 아래

그늘 드리운 의자에

어느 노인이 앉아 있었다


그 앞에는

폐지를 가득 실은 수레가

무겁게 세워져 있었다


노인은 잠시 그 자리에 앉아

무심한 차들이 지나가는 차도를

멍하니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절뚝거리는 다리

고단한 걸음으로

막걸리 한 병과 작은 컵라면을 사 와

이른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는

나의 시선은 메말라 있었고

그저 풍경이었다


불현듯 떠오른

오래전 이루지 못한 사랑


좌절하며 쏟아내던

비와 눈물로 일그러진 얼굴


장대비가 내리는

어두운 거리였지만

간판들은 온갖 색으로 빛났고


그 사이를 걷는 나는

수채화 속 사람 같았다


나에 대한 연민

노인을 바라보는 연민


나의 눈은

그림을 담듯

풍경을 담아냈다


견뎌내는 삶은

사람마다 다르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과


내 것 하나 없는

모든 삶에 대한 연민과


풍경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의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되어


불필요한 연민의 감정에

나를 휘감아


스스로를

위안에

안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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