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과 오겹의 차이 > 창작시의 향기

겉표면으로 육질 좋은 돼지 고기일 뿐이다

흔히들 돼지 고기를 삽겹으로 부른다

그만큼 구하기 쉽고 편하게 접하고 수입품까지

넘쳐 나 오 겹은 그만큼 부르데 익숙하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보이겠지만

삶의 결에 따라 그 깊이를 가름하기가

더더욱 어려운 듯

제주에 내려가야 오 겹의 내밀한 쫄깃한

깊이를 탐색 한다

혀 끝을 휘감아 대는 맛의 의미는 어떤 말을

끌어당겨도 더 이상 붙일 맛이 없다

제주의 바다의 깊이 만큼의 오묘함이 흑돼지

몸 속으로 스며들어 잠들지 못한 섬을 잠재웠던

비밀의 포장을 누가 풀 수 있으랴

오겹은 또 하나의 바다 한 칸을 사람들의 몸속에

채워 준다

고난의 육질로 다진 사람들의 뒷모습은

요겹의 세계를 수 삼겹의 향기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듯

사람이라 다 사람이 아닌 삽겹같은 생들이

오겹 같은 생을 앞질러 살아가는 세상에서

소주 한 잔을 혀 끝에 닿게 할 때

탄성의 느낌이 전혀 다르다

생이라는 이 탁한 날들 속에 깨달음의

열반에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