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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2>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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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0회 작성일 18-01-11 11:46

본문

 

느티나무

 

권순조

 

느티나무 한 그루 있어요

한참을 서로 연락도 못 한 채

공그르며 살다 문득

잘 지내지?

바빠 시간을 못 낼 것 같지만

단숨에

달려가고 올 수 있는 느티나무

어떤 날

늙어 꼬부라지면 함께 살기로 약속한 나무

 

지금 온다네요 저녁 사준다네요

무슨 자격으로 느티나무에게 저녁 먹으며

더웠던 날을 내 속에 넣고

되새김질하며 위로를 받냐구요?

같이 살 거예요

같이 살 때는

바람도 비도 햇빛도 내가 가려줄 거예요

그러고 싶어요, 그럴 거예요

창피하지만 그걸 담보로

느티나무가 사 주는 저녁 먹으며 잠시나마

그렇고 그런 한 세상을

맛있게 젓가락질 할거예요

 

내 것이에요, 우리 것이에요 늘,

우람한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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