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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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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암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0회 작성일 18-01-15 07:47

본문

볶음밥이  열을 받아들이고 있다

저온에서 고온의 비빔이 화합하는 맛을 빛내고 있다

아름다운 맛이란

한번의 가열로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서

열이 서서히 올라가는 냄비 안에서

몇 번의 뒤집음 하면서 익어갔을 것이다

뜨거움에 몇 번이나 아파하면서 어우러진 재료들과

좌절을 맛보았을 것이다

불판 위에 올려진 생애가 맛으로 남는 법

그것이 세상 살아가는 법이라고 말하자

뜨거움을 소유할 줄 아는 어울림이었으면

불판 위에서 잠시 익힘을 멈추고

더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생의 한순간이기도 하는

또 하나의 뜨거움이라는 순간을 받아들이는 밥알과 나물들

숟가락에 뜨여 길을 떠나는데

이번 생의 맛을 아직 다 찾지 못 했는데

다시 한 번 불판 위로 올라가서

누루붇은 흔적을 어루만지려 한다

나는 수많은 맛을 안으로 감추고 살아오면서

설익은 생애를 질타하는 불 속으로 몸을 던져 넣는다

맛으로 남고 싶은 지난 생애의 감동을 생각해 보려는 것이다

일인분의 붂음밥 몸짓 발짓의 나를 익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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