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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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876회 작성일 18-02-02 21:59본문
무용지물을 꿈꾸다
다솔사의 부처님은 늘 누워있어
해고 된 비정규직 조선소 용접공 김씨처럼
봤던 드라마 다시 보며
배달 시켜 놓은 찜닭과 소주 두 병을 기다리는
바로 그 자세로
해고 당할까봐 벌벌 떨며 바닥에 머리 꿇는 중생들의
뇌물을 받고 누워 계신거야
다솔사 부처님은 어느 큰 절에 이력서 내밀 생각도 없이
내가 실력 없어 이러고 있는게 아니라고
머리맡에 창문을 뚫어놓고 사리탑을 보이고 있어
좋은 학교 좋은 회사 들어가게 해달라고
좋은 마누라 좋은 남자 만나게 해달라고
소원의 채널들은 어디로 돌려도 좋은 것이고
중놈들은 잠들만 하면 목탁을 두들겨대며
우리도 맘껏 누워 있고 싶다고 아우성이고
세상은 안방 누운자리까지 찾아와서
복을 내놓으라고 향불 시위지.
해탈은 보리수 나무 밑에서 파업하고 단식하며
일인시위로 얻어낸 해고야
다솔사에는 다시는 복직하지 않을 백수가 누워있어
어느 생에도 로에도 병에도 사에도 떼버린 손으로
텅빈 머리를 궤고 우주의 쇼를 시청하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잠이 진공 속에 떠 있어.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험해도 우회로를 버리고 찍빵으로 가겠다. 깨지고 부서져도 직언을 쏟는다면 그 정신은 선비에게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건방지게 누운 부처를 발로 차 십자가에 박은 공덕이라 신앙 없는 저로선 얼른 경전을 내려놓을 수밖에요.
잘 데운 아랫목 같은 주말 보내세요.
공덕수님의 댓글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좋은 아침! 입니다. 동피랑님! 깨져도 직언 쏟던 날이 봄날 입니다. 우주가 왜곡 되어 있다더니, 삶의 중력이 장난 아닌지 가꾸 굽어 갑니다. 진짜 백수가 꿈 입니다. 시라는 분은 독점욕이 강해서 제가 먹고 사는데 마음 쓰는 것을 싫어해서
돈 번다고 설치면 아예 발길을 끊어버리죠. 기다리는 것도 시인 것 같음요...오늘 댓길이겠습니다. 새벽부터 동피랑님 놓아주신 꽃을 보았으니...동피랑님도 머찐 주말 되세요.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시가 오래 기다려 주었습니다
요새도 먹고 사느라 분주할 때면 마음을 주지 않지요
어디서나 돈때문에가 문제입니다
화끈하고 시원합니다
단언코 백수 안좋습니다ㅎㅎ 일하면서 가끔 꿀잠 같은 휴식을 즐기는 것이
진정 삶의 맛이지요
아마도 그대의 아름다움은 손끝이 빚어내는 삶의 열정이 아닌가 하온데
결례가 된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체증이 내려가는 소나기 같은 시 한편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공덕수님의 댓글의 댓글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답글 늦어 죄송 합니다. 하는 일도 없이 바빴습니다.
백수가 꿈입니다.
그냥 빈둥거리면서 시 한 번 쓰보는거요.
시인이 되기에 저는 너무 건실한 시민인 것 같습니다.
전 시인이 무슨 종교인이나 인격자의 표본처럼
기대하고 생각하는거 참 이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덕적이고 존경 받으면 좋겠지만,
그 보다는 자유 쪽이 시인종의 가장 확연한 특질이라고 봅니다.
자아도취는 가장 필요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예술가에게는요, ..ㅋㅋㅋ제가 좀 이상한가요?
근대 생각이 글타는거지, 실제론 좀 갑갑한 인간형입니다.
라라님! 이 곳에서 함께 시를 쓸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아요.
건강하시고요.,
은린님의 댓글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어 여유가 있어서 시마을에 자주. 오면
시와 더 친해져서
더 잘 쓸 수 있을까 싶기도 해요ㅎ
여름 겨울에는 쉬어서 자주 들렸는데
담주부터는 바쁘겠지만
공덕수님 시 만나러 자주 와야겠어요
뜨겁고 시원한 시 많이 보여주시길요
기분 좋은 주말 되세요~~^^
공덕수님의 댓글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은 여기 여성 시인님들 두 분이 다 와주셔서 향기가 진동하는 것 같습니다.
어디 가까운데 사시면 만나서 술이나 한 잔 하면 참 좋겠습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니까 다른 여성분들도 다 잘 마신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걍 술이나 혀도 코도 비뚤어지도록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각자 시도 낭송하고, 합평도 하고, 악기를 다룰 줄 아시면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그러면 참 좋겠죠...ㅋㅋ 만나서 정말 시를 즐기는거예요.
서로 좋은 시집도 돌려보고요...만구...혼자만의 상상이였으니 부담은 갖지 마시고요.
꺄악~~~ 그러면 진짜 좋겠당....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거운 일상 쪼개어 시를 쓰는 가슴은..
적어도 이 정도 당당함과 패기는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