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들 -실종 /추영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263회 작성일 17-09-01 08:57본문
수컷들 -실종 /秋影塔
의리가 굳게 뭉친 그날, 못난 것들이
만나 술 속의 비겁만을 빼내 나눠 마신다
덩치부터가 조그만 게 이 세상의 꾀죄죄한
매무새의 심벌인 양
작은 입에 술잔이 가다말고 결의의 눈알을
부딪친다
살벌함을 부린 못난 것들, 동료애로 뭉친
수컷 거미와 수컷 사마귀가 적의를 버리고
주탁酒卓을 사이에 두고 술을 나눈다
숫거미가 말을 꺼낸다
-그녀는 징그럽게 뚱뚱하다네!
숫사마귀가 주눅든 혀를 입에서 꺼낸다
=내 그녀도 매일반이네
했다가는,
=그러고 보니 우리만 쪼끄맣네, 그랴!
-나, 작심했어, 사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기로 했네
=그 게 바로 싸나이지. 우리는 의기투합한
사랑에 목숨 거는 싸나이들!
오늘 밤은 D데이라네...!
전운이 감돌고, 두 사내의 한 쪽
팔이 시계추처럼 흔들리더니 출정곡 한
소절이 튀어나온다
마음이 통한 수컷들, 서로 술값을 내겠다고
다툰다 그러다가 사랑의 죽음 앞에서는
노잣돈도 필요할 것이므로, 더치페이가 결정 되었다
-가자! 신방으로...
=가자, 목숨이란 죽음을 위해 있는 것!
마지막을 장식할, 마지막 발기를 앞세우고
하늘을 찌를 기세로 출정을하였는데, 그
순간 액정이 꺼졌다
다음날 tv가 켜지고 앵커가 헤드라인
뉴스를 말해 준다
“어젯밤 cctv에 찍힌 바 있는, 함께 술
마시던 두 사내가 동반 실종되었습니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컷들의 객기가 대단 하군요
그러나 그 것도 분수가 넘치면 화를 좌초할 것 같습니다.
동료애로 뭉친 곤충 만큼도 못하다면,
인간의 이성은 실종 된듯 합니다.
객기와 호기 적당히 고루 나눌 줄 아는 지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내용 감동으로 젖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야흐로 수컷 사마귀와 거미들의 수난시대가 돌아옵니다.
가을의 말미쯤, 신방에 한 번 들어간 죄로 아작아작 신부의 입 속으로
사라질 수컷들,
ㅎㅎ 사람이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컷들의 승부욕이란 세상이 다 아는 일 !
그 객기 또한 너무 커서 세상도 감당이 되지 않는 일 !
이 정곡을 찔러 해부해 놓은 시심에 가슴이 뜨끔해집니다.
한 때는 부질없는 객기를 부리다 망신에 망신을 당하는
일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추억들!
이젠 그런 객지는 부리지 않지만 속에서 꿈틀거리니
수컷의 본능은 어찌 하지 못하나 봐요.
추영탑 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초적 본능이군요.
죽음을 무릎 쓴 욕정!
그게 인간을 명멸시키지 않는 시초일런지...
재밋게 감상했습니다.
건강한 하루 되세요. 추 시인님!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역쉬~
숫컷들ㅋㅋ
추시인님 멋져요
흠빡 빠졋다 갑니다요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뭔가 으시시 하면서도 재미도 있는
시인님만의 요상한 시입니다
사람들도 한번쯤은 되새겨 봐야 될
과제인 것 같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즐겁고 평안한 주말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