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나무 지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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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76회 작성일 18-02-24 00:23본문
모과나무 지나다가/장 승규
아주 못생긴 모과 하나
오래된 모과나무는
높은 가지에 아슬아슬 숨기고 있다
이따금 이파리가 바람에 흔들리면
노트르담 종각에 종지기가 보인다
집시의 노란 갈색에
왼쪽 눈두덩에 무사마귀가 오름처럼 돋아있고
다급한 순간에만 등이 굽도록 설계된 새우보다
늘 더 굽어 있는 등이 슬프다
낮에는 눈총 피하느라 다급한 새우등으로 살고
밤에도 바로 누워지지 않아서 새우잠을 잔다
낮이나 밤이나
졸고 있는 애먼 종을 하도 때려서
제 귀가 먹었다. 종이 귀가 먹었다
세상이 다 조용하다
그 틈에 업둥이로 업어다
함지박 안에 눕혀두었더니, 밤새
편한 잠을 잤는지
초라한 그 안에서 화목한 향기를
온 집안에 다발 다발 피워내고 있다
댓글목록
그로리아님의 댓글
그로리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과 향 보다도
진하고 더 울퉁불퉁한
이 문체 다 어찌 받아들일지
어찌하든 겸상에 와인까지
접견에 대면 입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누구실까
자꾸만 궁금해집니다.
혹시 남제가 아는 분은 아니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