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봄날에 창 열다 > 창작시의 향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회원로그인

문학의 향기

창작시의 향기

HOME

창작의 향기

창작시의 향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봄날에 창 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9회 작성일 18-03-03 00:13

본문

봄날에 창(窓) 열다 / 안희선

계절의 벽 위에 습관적 덧칠을 하는
헛헛한 몸짓이 대책없이 슬퍼질 때에
꿈으로 치닫던 아련한 소망은
비밀스런 절망에서나 숨겨둘 수 있는 나를
촘촘히 메꾸어 간다

말을 잊은 사람들은 이미 세월 저 너머
잔잔한 물결 같은 시선(視線)을 그들의 몫으로 받았다
멀어져 가는 그들의 연민을 때묻은 낱말 몇개로
감추려다가 나도 모르게,
무심하게 다가선 봄날에 창(窓)을 열었다

지난 겨우내
가슴에 품었던 무거운 결빙(結氷)을 벗고
차라리, 봄이라 홀가분해 하는 대지는
고향의 파아란 하늘처럼 솔직한 옷을 입었다

나, 이제
사랑하는 이에 관해 침묵하며
괄호 안에 깜박이던
이른 아침의 외로운 기도를
겨우 내내 잠가두었던 마음을 열듯
그렇게 올릴 참이다

먼지 낀 유리창 너머
사라지는 겨울의 옷자락에
뉘우침과 허물을 실어 보내며,
잊었던 그리움의 세계를 그리기 위해
또 다시 생명의 달콤한 핵심을
휑하니 빈 가슴에 찍을 참이다

비록, 앞질러 흘러간 세월이
그곳에서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담담하게 새길 참이다

아주, 환한 봄날에 창(窓)을 열듯이

Longer - Emi Fujita

검색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9	내가 흔들릴 때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2	03-25
28	夜間飛行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2	03-24
27	또 하나의 슬픈 일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3-22
26	섬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03-21
25	선인장 댓글+ 2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03-20
24	어느 날, 오후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03-19
23	우리는 지금 이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03-18
22	완장에 관한 뒷다마 댓글+ 4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3-17
21	캔바스 위에 사과꽃 향기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03-16
20	일식(日蝕) 댓글+ 2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4	03-15
19	언제나 오늘인 거죠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4	03-14
18	[이미지 1] 깨어지기 쉬운 나날들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03-13
17	[이미지 15] 초상(肖像)의 디자인, 그 어떤 날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03-12
16	[이미지 17] 먼동이 틀 때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3-10
15	[이미지 10] 그대를 잊는다는 건 댓글+ 2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7	03-09
14	[이미지 9] 참, 지독한 형이상학 댓글+ 1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0	03-08
13	그리운 이름은 말하지 않는다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3-07
12	[이미지 14] 달팽이 댓글+ 1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03-06
11	옛 족보 안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03-05
10	목련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3-04
열람중	봄날에 창 열다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3-03
8	꿈꾸는 봄의 여인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03-02
7	강 건너 봄이 오듯 댓글+ 2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03-01
6	김종삼 댓글+ 1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2-28
5	산행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6	02-26
4	이별 아닌 離別에 관한 짧은 생각 댓글+ 1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0	02-25
3	黃眞伊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9	02-24
2	후포항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1	02-23
1	신선한 타인 댓글+ 3개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4	02-22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