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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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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타나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8회 작성일 18-03-0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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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살

이마데가와역 밖으로 나와
떠듬떠듬 걸어갔을 때
인터넷에서 뽑은 구깃한 항공 티켓을
꽉 쥐고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와
그를 생각한다.
만 이십사 년 사 개월 어디쯤 죽어있는
그 친구는 아직도 대답이 없다
살아있었으면 좋은 친구가 될 법한
친구는 아직도 그 형무소앞 어딘가에 앉아 
지긋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시인이라. 아서라 너는 시인이 아니다
조그만 수첩에 글을 적어 애도를 표하지만
그의 낡은 수첩에 흘러내린 빗방울 하나도
나는 추모하지 못했다

시인이 아니라
민족시인이 아니라
일본에 대항해 죽어간 위대한 시인이 아니라
한 줌의 낡은 재로 저 홀로 쓸쓸히 죽어간 독립꾼이 아니라
1917년 12월 30일- 1945년 2월 16일에 밑줄을 긋는다.
친구의 죽음을 홀로 슬퍼하듯
그의 묘비에 서서 나 홀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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