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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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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8회 작성일 18-03-0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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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기 전에

집들이란 걸 한다고
부모님을 모시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신천대로에 들어서자 어머니
한 참 창밖을 내다 보시더니 혼잣말로
뭐라뭐라 중얼거리신다
누가 여기서 나락을 말리는 갑다
처음에는 쌩쌩 달리는 차소리에 뭍혀
모두 그 말을 놓치고 말았다
다시 어머니가 창밖을 가리키며
봐라 누가 여서 나락을 말린다카이......
창밖에는 군데군데 노랗게 칠해진 길들이
신천대로를 씽씽 내달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 노란 공간이 가실을 막 끝낸
누런 나락으로 보였나보다
운전하던 아내가 먼저 빵 터지고
옆자리에 계시던 아버지가
그 웃음을 이어받았다 내가
나락이 아니라 차들이 쉬어가는
곳이라고 말씀드리자 어머니는
꼭 나락 널어놓은 것 같다며
다시 한 번 웃음을 빵빵 터뜨리셨다
그 웃음이 천천히 가라앉을 때쯤
어머니 창밖을 향해 크게 외치셨다
비 오기 전에 퍼뜩 거두소 누가 창밖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다는 듯 손까지 흔들며
퍼뜩 거두라는 시늉을 한다 우리는
어느새 넘실대는 가을 들판을 가르며
집으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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