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4>내가 나무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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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50회 작성일 18-03-10 02:02본문
<이미지4>내가 나무였을 때
박찬일
내가 나무였을 때
폭우속에서나 혹한의 눈 속에서
온 밤 내내 맨 몸으로, 두려움 맞다
이겨내는 쾌감을 알았다.
내가 나무였을 때
뿌리부터 줄기까지, 줄기부터 나뭇잎까지
한시도 감응하지 않고 살 수 없음을 배웠다.
내가 나무였을 때
마주 선 나무들과
먹기위한 치열한 뿌리 쟁투를 하였으나
봄과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 모두,
나누어진 양만큼
아낌없이 내어놓는 법을 배웠다.
내가 나무였을 때
두 개의 나이테를
한 번에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한 개의 나이테를 만들고 나서야
다음 해, 다음의 나이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나,
내가 나무였던 날은
고작 몇 년, 몇 날이었으니
내가 나무가 아니었던 날은
다 자란 소나무의 솔잎보다 많았었으니.
공동으로 텅 빈 가슴에
어린 애송을 기르다
밤마다 골짜기에 서서 바람을 향해
무음으로 외치는 소리
우우 우우우~
다시 자라고 싶다.
돌아가 태어난 내 나무의 태 속에서
다시 출발하고 싶다.
2018.3.10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무가 된다는 것은 아낌없이 주는 일
나무처럼 강인하고 무성한 잎을 한순간에 다 내어줄 수있는
겸손한 마음을 가졌더라면
조금이라도 닮기위해 노력만이라도 한다면
세상은 조금씩 밝은 빛이 들 것 같습니다
박찬일 시인님은 충분히 지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의 댓글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맙습니다.라라리베님.(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