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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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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51회 작성일 17-09-19 21:56

본문

-고구마-

 

매운 연탄불에 눈물 실실 흘리더니 뚜껑

이 덜렁덜렁 열리고 김이 난다.

여수행 완행열차 떠나가신다.

드르렁 드르렁 덜컹 덜컹 뽁- 뽁 -

 

문을 열어제치니 금세 목욕을 한 시골

새악시의 몸매가 어여쁘다.

이리 저리 뜯어 고친 도시 여자보다 훨씬 

아름답고 매끈하다.

 

호호 불어 한 입 물고 하늘을 본다.

입 안에 번지는 고소한 맛,

입천장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다.  

 

고구마,  네 뜨거운 정성으로 나 여태 그

렇게 살아왔다.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다.

 

밥 없으면 시리얼 먹는 손자와 밥 없으면

라면 먹는 애 어미에게

그 옛날 내가 목동별이 빛나던  밤 사랑에

서  호박고구마 깎아먹던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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