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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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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gyege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35회 작성일 18-03-16 19:46

본문

사람은 가고, 잔상이 남았다. 
사랑은 가지 않았다.

벌거벗은 나무가 추운 계절이다.
가로등은 여전히 빛난다.

서점엔 아직도, 네가 쓴 메모가 있다.
그 속으로 한없이 빨려들어가자, 다시 보인다.

무언가를 쓰고 있다. 
한쪽 벽에 그것을 붙인다.
코트를 입은 뒷모습, 
빛나는 눈으로

나는 너를 본다.
너는 벽을 본다.

공부가 어렵다고 한다.
나는 네가 어렵다.

입춘이 지났지만
한랭전선 여전하다.

창 밖에선 바람이
사람들의 머리칼을 흔든다.

나도 흔들린다.

차단한* 나는
벌거벗은 나무.
벌거벗겨진 나무.

나는 비문이 된다.




* 김광균,<와사등>의 표현을 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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