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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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71회 작성일 18-03-27 00:04본문
딱쇠/장 승규
떠돌이 대장장이 딱쇠가
버즘나무 아래서 쇠붙이를 다스리는 날이다
이제 막 낙엽 한 잎
휠 대로 휜
기억도 군데군데 구멍 난 몸으로
모루 위에 내려 앉는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녹슨 호미도 아니고
부러진 낫도 아니고
그렇다고 구멍난 쟁기도 아니고
정말 딱한 딱쇠
애먼 풀무만 쥐락펴락하고 있다
화로에다 달굴 수도 없고
모루에다 메질할 수도 없고
찬물에다 담금질할 수도 없고
한동안 낙엽
우두커니 넋을 빼놓고 앉아서
고물이 된 제 몸만 가나 하는데
모루 위에 그대로 앉혀 두고
넋만 간다
떨어지는 노을에 헐렁한 실루엣으로
멀어져 간다. 버즘나무 잉걸불
딱쇠의 화로에
젖은 하루해가 붉게 사윈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 남아공은 가을이라 하셨지요..
여긴 봄인데,
벌써 낙엽을 보는군요 ^^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피랑님
예. 여긴 가을로 접어든답니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