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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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623회 작성일 18-04-03 12:09본문
고사리의 전설 / 테울
사월의 새벽을 뚫고 노루물*로 마실 나간다
천만에 말씀
사실은 한동안 궁금해진 아기고사리
목 마를까 살피러 간다
들녘엔 살벌한 봄빛에 피살되어 뚝뚝 떨어지는 동백의 향기며
돌담 넘보다 어느새 시들해진 보랏빛 목련이며
파릇파릇 청춘 불사르는 청보리며
노랗게 수놓은 유채꽃이며
색색 얼굴 붉히며 반음처럼 톡톡 앞 다투며 잔뜩 터뜨린
홍매화며 청매화며 산벚꽃이며
마치 칠색조 변주곡이다
쉬쉬... 언뜻, 신음의 이명처럼 들리는
어느 세월의 소리
'순이 삼춘 어드레 감수광'
'말로 고랑 몰른다'
'4.3에 묻혀버린 우리 하르방 뵈러 감져'
'살아 숨죽인 우리 할망 뵈러 감져'
아니다. 이제는 제대로 말할 수 있다
오늘 난, 이제* 같았을 그날의 오늘
그들의 전설을 캐러 간다
그 전설에서 진실로 갓 깨어났을
아기고사리 살피러 간다
아!
기스락 곳곳 메말라죽은
이 섬의 주검들이여
바스락거리는 그 틈새
꼼지락 꼼지락
환생의 낌새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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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있는 지명
* 백이伯夷 숙제叔齊, 중국 주(周)나라의 전설적인 형제성인(兄弟聖人)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멸하자 신하가 천자를 토벌한다고 반대하며
주나라의 곡식을 먹기를 거부하고 서우양산에서 고사리로 끼니를 떼우다
굶어 죽었다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잠시나마 한 생명을 지켰던 고사리의 전설이군요.
같은 역사지만 그 해석이 다른이가 있어 이제라도 영혼을 달래줄 수
있단 그게 바로 참 역사지요. 4.3 추모식에 참석한
두 대통령릐 역사관을 생각해 봅니다.
나머지 일인자들은 왜 한사코 그 진실을 비켜가려고만 했을까도 아울러
생각을 해곱니다.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고사리 나물! *^^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사리철입니다
혹, 보일까싶어 잠시 헤맸답니다
마침, 오늘이 그날
4.3입니다
풋고사리처럼
숙연해지는...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철에 생동하는 제주의 자연이
한 순간 풍화되는 현상 입니다.
풋풋한 생동감은 아랑곳없이 어느날
살육의 현장이 되어버린 4,3사태!
어린 고사리 싹들이 잘려 나가는 향국 입니다
가슴 아픈 역사를 상기시는 깊은 시심을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침 오늘이 4.3입니다
남북문제는 그렇다치더라도
우리 정부가 해결할 과제임에도
여태 지지부진입니다
어느덧 70년
문제입니다